니체2 자가격리일기 05. 4월 9일 목요일 (무드 인디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의 영화: 무드 인디고 Mood Indigo 마냥 동화같은 영화인줄 알고 봤다가, 씁쓸함에 뇌가 정지하는 영화였다. 내용만 놓고 보면 아주 특별할 것은 없다. 다만 영화의 크고 작은 장치들이 하나같이 꿈같다. 어린아이들의 상상이나 꿈은 사실 논리적이지 않고 말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는 그런 방식으로 상식과 논리를 부수어버린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도 안되는 장치들을 자자연스럽게 등장시켜서 관객으로 하여금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감정을 온전히 느끼도록 한다. 사진으로 그림을 만드는 느낌, 콜라주를 영화로 만들어 낸 느낌이다. 영화에서는 색을 노골적인 표현 장치로 사용하였다. 콜랭이 클로에를 만나 데이트를 할 때까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컬러풀한 파리의 모습이 보여진다. 신.. 2020. 4. 9. 자가격리일기 04. 4월 8일 수요일 Day 5. (빅뱅이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살아있는 유기체가 그렇고 과학에서 말하는 한 시스템이 그렇듯이 입력이 있어야 출력이 있다는 것. 글쓰기도 그렇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다만 '나' 라는 작가적 함수가 어떤 글을 출력하는데에 있어서 입력민감도가 얼마냐인 것이 소재나 현상을 포착하는 능력일 것이다. 많은 천재적 작가들은 이것을 영감이라고 했다. 나에게는 아직 입력을 몇배 키워서 출력을 과하게 뱉어낼 작가적 생산성이 부족한 것 같다. 오늘은 왠지 지난 4일간의 다짐과 노력이 싫어졌다. 몸과 마음이 그놈의 항상성을 지키고자, 변화를 막고 서있었다. 일기를 쓰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영화를 매일 보는 것조차 마치 의무감과 짐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오늘은 영화를 안봤다. 그것만으로도 꽤 신선한 변화가 느껴져서(나는 참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2020. 4. 8. 이전 1 다음